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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단밤술래 단밤술래 / 채팔이 ★★★★★ 잡히기 위해 시작한, 긴긴 술래잡기 “ 백 년을 잠들어 있으면 그대를 다시 만날까. 내가 무얼 그리 잘못했기에 이리도 오랫동안 내게서 떠나있는 것인가. ” ※주의: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단밤술래 외전 마지막장을 덮고 생각했습니다. 아. 채팔이랑 결혼해야겠다. 갓채팔 당신은 내게서 도망칠 수 없어…. 집착광공됨 작가님의 전작들이 캔버스를 덮는 화려하고 선명한 유화 그림이었다면 단밤술래는 얇은 화선지에 스미어 번져나가는 묵직한 먹을 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 먹이 기어이 가슴 속에 멍울을 만드네요……. 먼 옛날, 어두운 동굴 속. 어린 도깨비에게 사부는 술래잡기를 제안한다. 백까지 세고 자신을 찾아내면 방망이를 돌려주겠다고 사부는 약속했지만, 사부가 떠나고 .. 2021. 10. 24.
감상/ 전지적 독자 시점 전지적 독자 시점 / 싱숑 ★★★★★ 이토록 낭만적인 메타소설 “ 이것은, 단 한 사람의 독자를 위한 이야기이다. ” 웹소 좀 읽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제목은 들어봤을 메가히트작 전독시. 어릴 적 읽었던 종이책 판소를 제외하면 웹소 입문 후엔 로맨스만 판 인간이라 판소는 낯가리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다들 전독시 전독시하며 울길래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다가 그 길로 멱살 잡혀 이마 박고 오열하게 되었습니다……. 괜히… 히트작인 게…… 아니다…… 다들 전독시… 읽으세요……. 제목과 함께 주인공의 이름―김독자(金獨子)―이 독특한 걸로도 유명한데, 시작은 일견 평범한 아포칼립스+빙의물로 느껴짐. 주인공만 읽던 조회수 1짜리 노잼 망소설 이 어느 날 갑자기 현실이 되면서, 유일한 완독자 주인공이 절대적인 정보 우.. 2020. 8. 28.
감상/ 답장을 주세요, 왕자님 답장을 주세요, 왕자님 / 유폴히★★★★★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 “이제 난 당신을 알아 버렸고,당신 같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지요.그렇지만 우리는 영원히 만날 수 없으니,이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도 없군요. 이제 내게 남겨진 몰락이 눈앞에 선합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아니면 거창하게 사랑까지 갈 것도 없이 그저 누군가를 ‘안다’고 말하는 데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상대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손을 잡아봤으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 ‘조건’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복잡할 수도, 반대로 굉장히 단순할 수도 있다. 출판사의 새내기 편집자 코델리아 플로라 그레이는, 《공주와 기사》의 후속편 원고를 찾기 위해 작가님이 일러둔 골.. 2019. 11. 21.
감상/ 너의 죽음이 보여 너의 죽음이 보여 / 단해늘★★★★★'마지막'을 알기에 체념한다면서도, 결국은 너무 다정했던 사람 “당신이 이렇게 슬퍼하는 데도당신의 수명이 바뀌고 있단 사실 하나에내가 안도하고 있다면…나를 이기적이라고 할 건가요.” 어째 제목에서부터 피냄새가 난다했더니 역시 제 취향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볼 때면 그 사람의 머리 위로 죽는 날짜와 사인(死因)이 보이는 주인공, 에샤나 아스. ‘끝’을 알기에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는, 이 무덤덤하고 시니컬한 성격의 여주인공은 촌구석 작은 마을에서 부모님과 함께 나름대로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난데없이 제 집 앞에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남자를 마주치고, 생전 처음 보는 이 남자의 사인에 제 이름이 써 있는 걸 보고 경악한다. 내 이름이 왜 거기서 .. 2019. 2. 19.
감상/ 메리지 B 메리지 B / 과앤★★★★★어떤 경우의 수에서도 결국 종착지는 하나 “보다 확실한 파멸을 고르기로 했다.혹시나 하는 희망이 피어올라다시금 심장을 헤집어놓는 일이 없기 위해서.행복해질 수 있다는 미련을 완전히 놓기 위해서.적어도 절망은 희망만큼 고요를 괴롭히지는 않았으니까.” 일반적인 회귀물의 주인공이 복수와 행복을 위해 이전 생과는 다른 선택지를 고른다면, 이 작품은 정반대다. 행복할 수 있는 선택지 같은 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그랬기에 '가장 확실한 파멸'의 길을 택하는 주인공, 고요 루비엣. 첫사랑 테리오와의 불행한 결혼 생활 끝에 자살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 생에선 자신의 가문을 멸문시킬 남자, 안시 베텔기우스의 청혼을 받아들인 것. 최악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너무나 다정한 남편인 안시 덕에.. 2018. 9. 8.
감상/ 검을 든 꽃 검을 든 꽃 / 은소로★★★★★가장 아름답고, 눈물겹고, 완벽한 회귀 “누군가에게 매달리며 목 놓아 울고 싶었다.괴로웠다고, 끔찍한 시간들이었다고, 모두에게 미안하다고,그럼에도 사실은 이렇게,악마로 죽고 싶지는 않다고.” 단언컨대 은 가장 완벽한 회귀물입니다. 평범한 백작영애였던 에키네시아 로아즈가, 어느 날 갑자기 저택에서 발견된 마검에 물들어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 한 나라 전체를, 그리고 자신을 마지막까지 믿어주었던 단 한 사람마저 죽이는 '악마'가 되어버린 비극. '그'의 믿음에 보답하고, 사랑했던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에키네시아는 아주 오랜 시간 외로이 싸워야 했고, 결국 그녀의 손으로 기적을 쟁취해내는 것으로 이 거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신의 농간도 아니고, 누군가가 베풀어 준 마법도 아.. 2018. 8. 10.
감상/ 전령새 왕녀님 전령새 왕녀님 / 한류이★★★★★망국의 왕녀와 총사령관이라니 재미없을 수가 없잖아... “전하. 제게 위험한 상황을 두려워하라고 하셨습니까.허나 저는 전장이 겁이 나지 않습니다.저를 죽이려는 자들의 살의 따위에 겁 먹어본 적 없습니다.저를 두렵게 하는 것은 당신입니다.나를 죽이려는 의도 없이도 죽일 수 있는.당신.” 죽지 않기 위해 숨 죽이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야 했던 8번째 왕녀와, 망하기 일보직전인 나라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싸우고 있는 총사령관의,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애절한 로맨스..인데 왕녀가 전령새에 빙의했다. 그렇습니다, 여주인공에 빙의하고 악녀에 빙의하고 엑스트라 조연에 빙의하다 못해 결국 동물에게까지 빙의하게 된 로판!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단언컨대 빙의물 중에 이만큼 구성이 탄탄한 .. 2018. 8. 4.
감상/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 했던 사정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 했던 사정 / 밀차★★★★★이것은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결국 당신을 찾았어.가끔, 나는행복해서 정신이 나간 것 같아.” 2016년에 로판으로 웹소설에 입문한 뒤 만 2년 이상 지난 지금까지도 최애 소설로 군림하고 계신 작품. 웃겼다가 설렜다가 아련했다가 마지막에는 감동까지 주는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 행복한 금수저인 채로 곧 약혼남에게 독살당할 운명인 '레리아나 맥밀런'에 빙의해 살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는 여주와, 그런 여주가 자신의 목숨 연장을 위해 거래 파트너로 택한 공작님 남주의 로맨스 구도는 흔하지만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안다,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걸. 그리고 무엇보다 똑똑하고 사랑스럽고 능동적인 여주와, 세상얄밉지만 알고 보면 세상다정한 벤츠남주의 조합은 언.. 2018.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