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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해후 해후 / 이코인 ★★★☆ 가랑비 같이 울게 만드는 잔잔물 “ 내가 가르쳐 주기도 전에 너는 벌써 내 이름을 부르고 있더라. 마치 내가 널 사랑해도 되는 것처럼. ” ※주의: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신기하다. 엄청난 반전이나 자극적인 전개 없이, 첫장을 편 자리에서 마지막 장까지 넘기게 만든 잔잔물은 처음이다. 기분 좋은 보슬비 같은 문장들을 따라 걷다 보니 몸도 마음도, 그리고 베개도 흠뻑 젖어 있네요. 얘네는 이제 행복해졌는데 나는 왜 이렇게 자꾸 눈물이 나지ㅠㅜㅋㅋ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과거에 인연이 있던 두 사람이 모종의 이유로 이별을 겪었다가 다시 만나는 재회물임. 그러나 작품소개를 보면 이게 잔잔물일 거라곤 쉽사리 예상 못 할 것이다, 왜냐하면 주요 키워드에 할리킹, 여.. 2022. 4. 17.
감상/ 혼자 걷는 새 혼자 걷는 새 / 서사희 ★★★☆ 잔잔하게 요동치는, 클래식한 후회남 서사 “ 스스로에 대한 모든 것을 배반하는 심정으로 항복하듯 인정하고야 말았다. 네가 아닌 답을 찾으려 방랑하던 그 길들은, 결국 모두 네게로 이어지고 있었다고. ” ※주의: 결정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사랑 이야기를 하면서도 지독한(좋은 의미) 철학적 물음들을 끊임없이 던지던 서사희 작가님이, 이번엔 정말 대중적인 테이스트의 후회물을 들고 돌아오셨다ㅋㅋ 행복하고 건강한 독자들을 쫓아다니며 존재론적 사유를 질문하는 철학자 같던 분위기는 쏙 빠졌음! 벼랑 끝에 내몰렸으나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주인공 여원과, 완벽한 듯하나 어딘가 결여된 남자 이석의 이야기가, 정말 표지처럼 비 내리는 풍경에 잠식되듯 잔잔하고 먹먹하게 전개.. 2021. 11. 6.
감상/ 월계수 가지 사이로 월계수 가지 사이로 / 윤해월 ★★★☆ 후회공이냐 다정공이냐, 승패를 가를 때가 왔다 “ 아무것도 아닌 것치곤 다짜고짜 널 돌려달라고 절박하게 굴던데. 빌어먹을 새끼가. ” ※주의: 메인공이 누구인지 등, 주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표지의 저 아름다운 이공일수 구도가 보이시나요? 정말 구도값(?)하는 작품입니다. 일공일수 원앤온리에 집착하는 나같은 극성 독자도 ‘거참 살다보면 찐사가 두 명일 수도 있지 허허’ 하게 만든 대단한 작가님ㅋㅋ 물론 결말은 아주 깔끔하게! 여지도 주지 않고! 한 사람과 이어지는데, 이루어지지 않은 쪽이 찐사가 아니었다곤 말을 못하겠음. 로마 집정관의 외아들 하드리우스(애칭 하디)는 부유한 환경에서 좋아하는 학문을 배우며 자란, 다소 세상물정 모르는 도련님. 하지만.. 2021. 10. 27.
감상/ 버림받고 즐기는 소박한 독신의 삶 버림받고 즐기는 소박한 독신의 삶 / 박귀리 ★★★☆ 결혼까지 가는 길이 멀고 험해도 “ 나는 당신과 고작 연인 따위가 될 생각이 없거든. ” ※주의: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로맨스 소설의 끝은 결혼이라고 하던가? 그러나 사람들이 흔하다 비웃는 그 해피 엔딩에 도달하기까지, 이토록 힘겨운 나날들이 가득할 줄은 몰랐다. 300화에 이르는 분량 동안 설렘과 실망, 절망과 환희를 오가는 대서사시 끝에 마침내 거머쥔 클리셰 엔딩은 퍽 감동적이다. 이걸 위해서.. 이걸 위해서...! (울먹 주인공 캐서린이 그지 같은 집안을 박차고 나오는 사이다 도입부를 읽을 때만 해도, 웬 수상한 저택을 매입했다가 지하실에서 수상한 미남과 마주쳤을 때만 해도, 이것들이 아닌 척 썸을 타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 2021. 9. 14.
감상/ 여름 별장의 주인 여름 별장의 주인 / 유폴히 ★★★☆ 현실적인 피폐와 동화적인 위로 “ 엉망이 된 것들을 가지고 나와 함께 살아요. ” ※주의: 스포일러라고 느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눈 떠보니 남편이 사라졌다. 저택의 메인 홀에는 피가 흥건하다. 용의자로 지목된 것은 다름아닌 금슬 좋기로 유명했던 부인 샬롯. 아내가 남편을 죽이는 소설을 써 공전의 히트를 친 유명 작가 샬롯더러 모두가 범인이라 손가락질 할 때, 6년 전 샬롯이 무참히 버렸던 첫사랑이 나타나 그녀를 변호하는데?! 살인, 치정, 불륜 등 온갖 MSG 요소로 가득할 것만 같은 작품소개이지만, 펼쳐보면 의외의 힐링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ㅋㅋ 왜냐하면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메세지는 복수나 치정싸움이 아니라 상처 받은 사람들이 그걸 .. 2021. 9. 11.
감상/ 어느 용을 위한 신화 어느 용을 위한 신화 / 서사희 ★★★☆ 운명 앞에 고상하게 굴복하는 이야기 “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려워. ” ‘사악한 용을 물리친 용사와 왕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의 러브 스토리’라는, 누구나 아는 클리셰의 원형에 가까운 설정을 살짝만 비튼다면. 그래서 용사가 아니라 ‘사악한 용’과 사랑에 빠지는 공주의 이야기는 어떨까! 하는, 누가 봐도 맛있는 설정으로 시작한 소설ㅋㅋ 그리고 여기에 작가님 특유의 철학적인 질문과 주제들이 한 보따리 들어가, 달달한 사랑 이야기와 씁쓸한 이데올로기 싸움이 오묘하게 섞여 있는 작품 되시겠다. 서두에 나오는 배경은 간단하다. 지하에 살던 사악한 붉은 용이 천년 만에 마계 문을 열고 인간 세상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왕은 이 용을 물리치는 자에게 왕위를 .. 2021. 6. 24.
감상/ 토끼와 흑표범의 공생관계 토끼와 흑표범의 공생관계 / 야식먹는중 ★★★☆ 선생님(?) 저 심장이 아파요 너무 귀여워서... “ 빌어먹을 맹수? 어제도 생각했는데, 그 말 조금 설레는 거 같아. 더 해 줘. ” 1년도 더 전에 추천받은 카카페 유명작인데 수인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쟁여두었다가 달달 힐링이 필요해서 슬그머니 까 봤더니 아니 세상에 제가 이걸 왜 여태 안 읽었죠 너무 귀엽다ㅠㅠㅠㅠ 이 소설 읽으면서 부순 아파트만 수백 채 될 듯……. 흑표범답게 느른섹시 연상미 넘치면서도 장난스런 또라이력 넘치는 남주와 아니 얘가 전연령에서 더티토크를 해요, 심장 뿌수게 귀여운 아기 토끼인데 쿵푸팬더 뺨치는 뒷발차기 실력자, 거기다 남자 몸 밝히는 음흉함(!)까지 갖춘 여주 조합이 가히 파괴적이다. 상큼한 소개글과는 달리, 여주가 .. 2021. 2. 8.
감상/ 필드의 고인물 필드의 고인물 / 이블라인 ★★★☆ 브라질 국대를 응원하는 날이 올 줄이야 “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 ” ※주의: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표지의 주인공이 브라질 국대 옷을 입고 있어서 당황하셨나요? 그렇다, 이것은 1화부터 주인공이 월드컵 우승을 위해 대한민국을 버리고 브라질로 귀화하는 이야기. 배신감 든다고? 그런데 이미 대한민국 국적으로 7번이나 시도를 했다면? 그 7번의 삶에서 모두 실패했다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따지 못하는 이상 이 끔찍한 무한회귀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8번째 삶에선 귀화 좀 할 수도 있지 않냐!!! (울먹 8번째 삶을 사는 중인 주인공 이용두는 현재 나이 128살(특: 중학생). 벌써 100년 넘게 축구만 한 이 축.. 2020. 11. 30.
감상/ 죽은 애인에게서 메일이 온다 죽은 애인에게서 메일이 온다 / 세람 ★★★☆ 남의 (공포)연애썰 보는 재미가 있네 “ 사실 나 장례식에서 별로 슬프지도 않았어. 그냥 좀 이상했어 그뿐이야. 걔 죽고도 나름 잘 살았어. 근데 1년이 지나도 걔가 없다는 게 익숙해지지가 않아. 걔가 내 곁에 계속 있는 것 같아. 이상하잖아. ” ※참고: 이 작품은 플랫폼 별로 편집 차이가 크다고 합니다. 리디북스에서 구매해야 각종 게시판과 댓글창, 카톡 등을 생생하게 구현해낸 화면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참고 바람. 아무리 소설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지칠 때가 있는 법. 집중도와 몰입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라 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거 없나 묵은지를 뒤적거리던 차에 빛과 소금 같은 이 작품을 발견했다. 구매 전 유의사항에도 적혀 있듯 이 책은 대부분의.. 2020. 10. 21.
감상/ 조연도 나름 힘들다 조연도 나름 힘들다 / 하일라★★★☆연애하고 일하고 나라도 구하느라 바쁘다 바뻐 “여기까지 와서 들러리 향단이라니, 사양할게요.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최초의 여성 재무 대신이 되어 주지.” 악녀 빙의, 엑스트라 빙의, 시한부 빙의, 동물 빙의… 빙의란 빙의는 이제 모두 섭렵했다구요? 그렇다면 친구와 동시에 빙의하는 건 어떨까!ㅋㅋ 친구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눈 떠보니 이세계의 백작 영애가 되어 있는 주인공. 로판 짬밥이 있던지라 아 그럼 이제부터 왕자라도 꼬시는 건가?! 하며 태평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친구는 공작 영애로 빙의한 상태였다. 지위로 보나 외모로 보나 누가 봐도 저쪽이 ‘진짜 주인공’인 상황. 본래 살던 세계에서도 ‘춘향이와 향단이’나 다름없던 관계 때문에 상처 받았던 그.. 2020. 10. 3.
감상/ 마음이 이끄는 대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 틸다킴★★★☆지친 이들을 위한 다정 야릇 힐링물 “이게 제 인생을 망치는 일이더라도,제 의지로 망칠 수 있게 내버려두세요.” 이 피폐 저 피폐, 갖가지 피폐에 지쳐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신음하던 시절, 어느 다정하신 분의 추천을 받고 읽게 된 힐링물. 잔잔하고 따뜻한 작품으로 유명한 작가님이신지라 고민 않고 시작했는데, 정말 밀려드는 설탕의 홍수 속에 아아 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절규하고 머리깨고 오열하는 것에 지친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주인공 강이재는 부모에게 버려지고 보육원에서 학대를 받다, 신기가 있는 게 밝혀져 용한 무당 밑에 들어가 자란 그야말로 박복한 인생이다. 죽어서도 편할 팔자가 아니었는지 전혀 모르는 세계에서 헤일리 던컨이라는 공작 영애의.. 2020. 9. 16.
감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연애사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연애사 / 우주토깽 ★★★☆ 공포와 힐링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었다니 “ 난 저 하늘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최인섭 씨가 저걸 바라보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이걸로는 안 되는 건가요. ” ※ , 연작 , 외전 및 까지 모두 읽고 쓰는 감상글. ※ 주의: 폭력적·강압적 관계, 더티 토크 수위가 매우! 매우! 매우 높은 작품입니다. 개새끼공에 소심수, 거기다 개인적으로 기피하는 연예계물. 이렇게까지 내 불호 키워드로 도배된 작품도 없을 텐데 살다 보면 또 그런 게 땡길 때가 있다. 아름답고 다정한 이야기만 좋아하던 저 같은 사람도 쓰레기 캐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단 말입니다! 그것도 일반 쓰레기가 아니라 진짜 탑오브탑 혐성캐가 보고 싶었는데 BL.. 2020. 8. 18.
감상/ 앵화연담 앵화연담 / 어도담★★★☆어리석은 아버지들의 이야기 “참으로 치기 어린 충절이었다.” ※주의: 결말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설레면서도 애절한 동양풍 로맨스를 찾던 사람이라면 번지수 제대로 찾아오셨다. 계모에게 죽지 않기 위해 변방으로 도망친 공주님과, 얼떨결에 그 공주님 떠맡은 몰락 귀족가 장남의 러브 스토리..인데, 이건 뭐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도 아니고 가난한 남주에겐 먹여살려야 할 어린 동생이 여섯이나 있는 상황ㅋㅋ 비록 돈 맛도 권력 맛도 없는 환경이지만, 외로웠던 공주님이 남주의 따뜻한 가족 사이에 녹아들면서 두 남녀 간의 연정이 싹트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게 다가 아니고 시작인 거냐구요? 네, ‘시작’입니다ㅋㅋ 남주에게 비엔나 소시지마냥 줄줄이 딸린 동생들이 혹시 공주님.. 2020. 8. 13.
감상/ 어릿광대의 동화 어릿광대의 동화 / 네르비 ★★★☆ 포장 따위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잔혹동화 “ 복수는 허무하다고? 다 개소리. 이렇게나 기분이 좋은데 말도 안 되지. ” 어쩐지 처연미가 느껴지는 제목을 보고 아름다운 비극을 기대했던 독자라면 그대로 백스텝합시다. ‘잔혹동화’가 어떤 건지 한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감이 올까, 이건 단순한 ‘동화 클리셰 비틀기’ 정도에서 끝나는 작품이 아니다. 구두를 신기 위해 발가락을 자르고, 출세를 위해 배 속의 아이를 바치고, 시체를 감추기 위해 인육을 먹는 이곳이 바로 잔혹동화 세상... 아무리 생각해도 이 작품은 사전경고문구가 필요하다 초대장을 받은 이들을 위해서만 열리는 수상한 놀이공원. 우연히 초대장을 손에 넣은 주인공 강연두는 광대의 안내를 받아 ‘인형의 집’을 구경하러.. 2020. 5. 26.
감상/ 악녀인데요, 죽어도 될까요? 악녀인데요, 죽어도 될까요? / 하이마이디어★★★☆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괜찮아요 “사실, 나는 조금 외로웠어.조금 두려웠어.버림받고 싶지 않았어.체념하고 싶지 않았어. 사랑받고 싶었어.” ※주의: ‘자살’ 키워드가 여러 번 등장하는 글입니다. 사람이 말입니다, 늘 용감하고 진취적이며 건강한 정신으로 살 수는 없어요. 타고난 소수를 제외하곤 특별히 뛰어난 머리나 재능을 갖고 있지도 않은 그저 길바닥 굴러다니는 흔한 돌멩이 같은 인생들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 소설은 그렇게 힘 없고 자조적이며 심지어 우울하기까지 한 주인공을 내세워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되시겠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빙의물임을 알 수 있지만, 주인공이 빙의자로 받은 '능력 버프'는 1도 없는(!) 실로 놀라운 설정. 외모와 가문 버.. 2019. 12. 10.
감상/ 캐스니어 비망록 캐스니어 비망록 / 흰울타리★★★☆평범하게 행복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일생을 떠돌았다.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고철부지처럼 저항하며, 그렇게.그러나 물 위를 떠다니는 낙엽처럼 정처없던 마음도비로소 하구에 닿았다.” 제목의 ‘비망록’이라는 단어를 보고 뭔가 전쟁의 한복판, 거대하고도 애통한 서사로 사람 오열하게 만드는 작품이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 모든 전쟁이 끝난 후, 소박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인데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무 자르듯 자 이제 아무도 안 싸우는 평화 시대 짜잔☆ 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건 그렇게 종전 이후 찾아온 ‘평화’ 속에 자신도 속하기 위해 싸워야만 했던 사람들의 또다른 조용한 전쟁을 그린 소설이다. 1년 전 더블린과의 전쟁.. 2019. 11. 1.
감상/ 모시던 아가씨가 도련님이 되어버렸다 모시던 아가씨가 도련님이 되어버렸다 / 태비의별★★★☆단 한 명분의 사랑만 있어도 악당은 태어나지 않습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거라고, 기대 없이 살아가는 삶이란 얼마나 삭막하고 외로운가. 내 인생에 별이 되어줄 사람이누군가 한명쯤 나타나 줄 거란 생각. 나는 그것이 가져다주는 희망이,사람들을 살게 한다고 생각했다.” ※주의: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일단 TS물 아닙니다. 아니.. 맞나? 프롤로그만 읽어도 표지의 저 분(들)의 정체가 아가씨인지 도련님인지 나오는데 뭐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다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지요ㅋㅋ 하지만 취향 타는 소재가 안 나오는 소설이라곤 못하겠다. 사전 경고부터 하자면 TS물은 아니지만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며, 여자였다 남자였다 난리부루.. 2019. 8. 5.
감상/ 김비서가 왜 그럴까 김비서가 왜 그럴까 / 웹툰 김경미, 원작 정경윤 ★★★☆ 나르시시즘 뒤에 숨겨져 있던 애틋한 배려 “ 나 혼자서 다 짊어져도 괜찮았다. 뭐든지. 나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더 대단하고 강한 사람이니까, 나는 괜찮았다. 정말로 괜찮았다. ” 제목과 극초반부를 보면 누가 봐도 아 '재벌 2세와 비서가 알콩달콩 투닥거리고 연애하는' 오피스 로코물이라고 써 있지만! 그리고 그게 백퍼 틀린 첫인상은 아니지만! 의외로 이 작품의 메인서사는 오피스 로맨스가 아니다. 여기에 진부한 로코식 4각관계는 없다. 대신 부회장과 김비서 두 주인공의 러브라인을 중심으로 생각보다 본격적이고도 미스테리한 기억 찾기, B급 비유를 들고 있지만 핵심을 찌르고 있는 사랑에 관한 조언들, 그리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끔찍하고 슬픈 과거사가 .. 2018. 9. 24.
감상/ 이세계의 황비 이세계의 황비 / 임서림★★★☆이런 비정한 고3 같으니라고 “난 살고 싶어서 이러는 거예요.살고 싶다는 건, 목숨만 부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나는 내 뜻대로 내 인생을 선택하고 살 수 있기를 바라요.” 현재 로판계의 주류로 자리잡은 빙의나 회귀물이 있기 전, 차원이동물이라는 조상님이 계셨으니. 제목부터 대략 짐작할 수 있듯 이 작품은 이계로 간 고등학생이 깽판을 치는(...), 이른바 로판계의 이고깽물이라 할 수 있다. 본래 '대한민국'에 살던 사람이 '판타지 세계'에 가서 산다는 점에서 빙의물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영혼만 한국인인 빙의물과 달리 차원이동물은 한국인 모습 그대로 천애고아 상태에서 판타지 세계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더 헬이다. 그리고 이 작품.. 2018. 8. 21.
감상/ 악녀의 정의 악녀의 정의 / 주해온 ★★★☆ 자고로 나라의 지배계층은 이런 '악녀'여야 한다 “ 그대를 잘 모르겠어. 다정한 건지, 냉정한 건지. ” 어차피 악녀 몸에 빙의한 거, 악녀로 살아주마 하는 주인공의 ‘좋은 황후 되기’ 프로젝트를 그리고 있는 역설적(?)이면서도 귀여운 소설. 처절하고 독한 악녀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이게 뭐가 악녀냐며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은 악녀를 주인공삼아 그 악녀의 일대기를 그리기보단, 두 종류의 대비되는 여자캐릭터를 두고 ‘악녀라는 건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거냐’고 질문을 던지는, 말 그대로 ‘악녀의 정의(定義)’를 묻는 작품이다. 보통 악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클리셰적 이미지는 크게 두 가지. 교양과 품위는 내던진 채 패악질을 부리며 남 괴롭히는 여자. 혹은 겉으.. 2018.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