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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오컬트 로맨틱 코미디! 오컬트 로맨틱 코미디! / 두당 ★★★★ 뭐지 이 허술한데 치밀한 콤비는 “ 정정당당하게 오컬트로 덤비라고…. ” ※주의: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눈부신 금발의 인싸미남 능글공과 차분한 흑발의 단정미남수라니, 조합이 벌써 맛있죠? 근데 작가님의 글빨은 더 맛있음. 물 흐르듯 유려한 문장 속 넘치는 위트가 진짜 사람 숨도 못 쉬고 웃게 만든다ㅋㅋ 제목에 있는 세 가지─오컬트, 로맨틱, 코미디─ 중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수작. 티모시 오웰리는 변방의 가난한 작은 오컬트 블로그 , 약칭 ‘노노’의 기자다. (참고로 직원은 사장과 기자 단 두 명이다.) 오컬트 블로그라면서 발행하는 기사는 죄다 오컬트의 오류를 밝히는 글들인 데다 어그로성 주제는 아예 다루지도 않으니 수익이 날 리가 있나. 그.. 2022. 4. 17.
감상/ 비밀파수꾼 비밀파수꾼 / 바크베 ★★★★ 판도라의 상자,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 “ 그 안의 것들을 보고도 당신이 나를 택할 리가 없으니까. ” ※주의: 스포일러라고 느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이런 작품을 만날 때마다 감상글에 무슨 말을 써야 할 지 난감하다. 핵심 내용이 스포일러 그 자체라 이렇게 공개된 공간에 쓸 수가 없음. 그니까 이게 좋은데… 참 좋은데…, 뭐라고 설명할 방법이 없네…… 하며 뭔 정력제 광고처럼 괜히 의미심장한 말만 더듬거리게 되는 걸 이해해주세요……. 주인공 무운은 미국 명문가에 입양된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이 뒤로 하는 구린─하지만 중요한─ 일들을 맡아 수행하는 민간군사업체의 대표이다. 이번엔 미국 내 중국의 첩보 행위 증거를 잡기 위해 저우 회장의 침실 금고를 터.. 2021. 7. 21.
감상/ 스티그마타 스티그마타 / TP ★★★★ 가엾고 맹목적인 기만자 “ 그를 경멸할 수 없었다. 그의 모든 과오는 오로지 시에나스를 위해서만 이루어지고 있었으므로. ” ※주의: 스포일러라고 느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글입니다. 원래 10권이 넘는 장편은 부담스러워서 손이 잘 안 가는데 1권 무료 이벤트 덕에 손 댔다가 그대로 낚였다. 너무 재밌음ㅋㅋ 본격 서양 판타지 정치물인데, 흥미진진한 사건을 차근히 따라가다보면 장대한 세계관 속 이리저리 얽히는 복잡한 인물관계가 자연스레 이해되는 필력,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애틋한 원앤온리 러브라인 서사까지 정말 내 취향이었다. 11권? 짧네요. 금방 읽어요 2021. 6. 10.
감상/ 제인과 존슨 저택의 비밀 제인과 존슨 저택의 비밀 / 산독기 ★★★★ 그 음습한 비밀, 제가 사랑합니다 “ 정말로 그녀가 모를 거라고 생각해? ” ※ 주의: 강하게 취향을 타는 비도덕적 요소가 포함된 작품입니다. 1,500원이라는 가격(와! 싸다!), 4만자라는 분량(정말 짧다!), 그리고 로맨스 쪽에서 찾기 힘든 추리/미스터리/스릴러 키워드까지. 3~4시간 정도 생긴 여유시간 동안 후딱 읽을 것이 필요했던 사건물 처돌이 추리로판 러버는 완벽한 조건의 책을 발견했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다만, 짧아서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짧은 게 아쉬워져버렸다ㅠㅠ 고아원에서 자란 주인공, 제인은 자신을 길러주신 다정한 원장 수녀님의 수술비를 어떻게든 마련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평범한 일을 해서는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할 수 있을 리.. 2020. 10. 26.
감상/ 황제의 애인이 살해당했다 황제의 애인이 살해당했다 / 하일라 ★★★★ 고래들 물밑 싸움에 새우 죽어나가네 “ 미치겠네. 저들 중 하나가 범인이라고 하면 너무 큰일에 발을 담근 셈이 되는데. ” 수도 경무부 수사관으로 근무 중인 나스 모에튼. 명색이 자작가 출신이지만, 결혼하라는 집안 압박을 무시하고 황궁의가 되겠다며 상경한 그녀는 우아한 귀족보다는 어째 초췌한 21세기 샐러리맨의 모습에 가깝다. 아카데미 의학부 시절 교수의 실수를 지적했다가 찍히는 바람에 황궁의 면접에서 매번 탈락하는 더러운 현실이지만, 그에 굴복 않고 경무부 취직으로 방향 전환. 4년 간 죽어라 모은 봉급으로 마침내 수도에 자가 마련까지 하는데! 장하다! 이제 좀 숨통 트이나 싶었던 이 서민(?) 수사관 앞에 갑자기 할당된 대형 사건. 황제의 애인이 살해당했단.. 2020. 10. 10.
감상/ 하프라인 하프라인 / 망고곰 ★★★★ 청량하고 건강하며 눈물어린 19금 “ 첫 경험을 했다. 약 10년 동안 혼자 좋아하던 상대와. ” 청량한 19금? 이 무슨 형용 모순이냐 싶겠지만 그것은 실재했습니다. 19씬이 많고 길기로 유명한 작품인지라 전연령 러버인 저는 겁부터 집어먹었지만 갓고곰의 필력 앞에 무릎 꿇었다. 이렇게 상쾌하고 건강하며 청춘청춘한데 동시에 야하다니! 패배를 인정한다(대충 유노윤호짤 거기다 첫사랑 기억조작 정도는 저도 경험(?)이 있는데요 이런 짝사랑 기억조작은 처음이라 어떻게 씬을 읽으면서도 눈물이 줄줄 흐르는 건지 정말 당황스럽고 좋네요. 나는 이런 아름다운 짝사랑의 기억 같은 거 없는데 왜 이렇게 과몰입이 되는 거야……. 대한민국이 낳은 싸카스타. EPL 빅클럽 주전 공격수에 발롱도르 후.. 2020. 9. 28.
감상/ 적해도 적해도 / 차교 ★★★★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상냥한 악(惡) “ 싫다고 하거나 화내는 거 못하겠으면, 그냥 나한테 뛰어와요. 그럼 다 괜찮아질 거예요. ” 약쟁이 싫어하시나요? 모럴리스 중범죄자는? 피폐한 것도? 저도 그랬습니다만 취향 위의 필력이라는 것도 있나 봅니다. 심지어 로맨스만 완독하고 BL은 이것저것 깔짝대며 맛만 보던 인간이 뜬금없이 멱살 잡혀 완독한 BL 장르 베스트셀러 중 하나. 마약을 제조하기 위해 ‘적해도’라는 외딴 섬을 찾은 두 객(客)과, ‘이매’라는 알 수 없는 호칭으로 불리는 그 섬 노예의 이야기. 늘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노예 이매의 시선으로 본 객은 키가 훤칠하고 좋은 향기가 나며 목소리도 나긋나긋한, 그야말로 신비롭고 매력적인 인물이다. 의도치 않게 마주한 얼굴마저 가.. 2020. 8. 7.
감상/ 새 남편을 구합니다 새 남편을 구합니다 / 단해늘★★★★기만이 진심으로 변하는 순간 “나는 옆에 있을게.언제나 옆에 있는 건 자신 없지만,끝까지 옆에 있겠단 말은 자신 있어.” 상큼한 제목(!)과 밝은 기운을 뿜어내는 표지에 홀렸던 독자들은 소설 첫머리에서부터 충격을 받을지니. 네 이 작품은 여주가 빌어먹을 남편의 목을 뎅겅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새 남편을 구하려면 자고로 전 남편은 죽여야 하지 않겠어요?ㅋㅋㅋ 결혼한 지 한달만에 남편놈의 반역죄에 휘말려 죽게 생긴 리아트 프시키아. 억울함과 분노로 가득 차 살려달라 빌었던 기도라도 통한 것인지 누군지 모를 신이 나타나 ‘살려주는 대가로, 남은 수명의 반을 가져가겠다’는 불공정 계약을 맺게 되는데. 그렇게 끔찍하게 반복되는 회귀가 시작됐다. 도망칠 때마다 되풀이되는 죽음과.. 2020. 5. 3.
감상/ 고리대금업자의 프라이버시 고리대금업자의 프라이버시 / 라노브★★★★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살점 1파운드의 의미 “나에게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아직 당신이 내게 실망할 일들이많이 남아 있으니까.” 제목을 보곤 초등학생 때 읽었던 이 생각나는군 껄껄 하다가 프롤로그서부터 약간 당황했다. 아니 정말로 모티프잖아?!ㅋㅋ 죽어가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급전이 필요했던 손힐 백작은, 악마라는 별칭까지 붙은 지독한 고리대금업자에게 거금을 꾸게 되는데요. 기한 내에 돈을 갚지 못할 시 치러야 하는 대가는 다름아닌 아들의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살점 1파운드다. 차라리 내 심장을 담보로 걸라는 부성애돋는 백작과, 그런 백작을 비웃는 잔악무도한 절세미남 고리대금업자씨를 보며 음, 잘생긴 편 내 편 하고 있던 로판독자의 감은 백작의 사생아 딸.. 2020. 4. 21.
감상/ 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 서사희★★★★한편의 철학적인 낭만 동화 “모든 기억이 없어졌으면 했었다.모든 것이 일어나지 않은 기억이었으면 했었다.그러나 모든 생을 다 가지고 살더라도,모든 생을 다 잃고 죽더라도.가지고 갈 수 있는 단 하나의 생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그게 이번 생이었으면 했다. ” ‘완벽한 이해’라는 것만큼 ‘오해’와 가까운 것이 있을까. 사람은 궁극적으로 모두가 서로에게 타자이며,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부딪히는 일이다. 그러니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오해와 무지의 영역이 없을 것이라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무지의 영역이 있음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일 테다. 감상문 초장부터 골 때리는 얘기했다고 도망가지 말아주세요, 왜냐하면 이 .. 2020. 3. 3.
감상/ 120일의 계약결혼 120일의 계약결혼 / 재겸★★★★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바람둥이라니 “당신은 혹시 저를 벌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닐까요” ※주의: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금방 사랑에 빠지고 또 금세 사랑이 식어버리는 천하의 바람둥이 마커스 행어. 그가 이번에 빠진 상대는 아름다운 공작부인인데, 뭐 유부녀라해도 일단 남편과 사별한 몸이시니 이해할 수 있다. 근데 이 부인의 취향이 유부남이란다. 환장 그래서 마커스는 유부남이 되기로 하고! 환장222 이 돌아버린 남주가, 가난한데다 키워야 할 조카딸까지 있는 엘루이즈에게 돈을 대가로 120일 기한의 계약결혼을 제안하며 미친 불륜쇼가 시작되는데! 대환장3333 작품 소개가 자극적이라 겁 먹고 백스텝하는 독자들이 꽤 있을 거 같은데, 이야기는 재치 있고 유.. 2019. 12. 20.
감상/ 악마는 레이디를 키운다 악마는 레이디를 키운다 / 이르★★★★다정한 거짓말쟁이들의 이야기 “이상해. 나는 왜 네가 거짓말을 하는 거 같지?” 육아물 냄새나는 제목은 잊읍시다 이건 어엿한 성인 남녀간의 긴장감 넘치는 텐션으로 가득 찬 이야기니까. 가문의 복수를 위해 이를 갈며 아득바득 살아온 주인공. 그녀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던 순간, 지금까지 곁을 지켜왔던 충직한 기사가 '사실 나 악마였음'하며 뒤통수 후려치는 걸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제목부터 거짓부렁이더니 아주 죄다 거짓말 투성이다. 복수를 위해 사랑을 속삭이는 위선자와, 사랑을 위해 독설을 퍼붓는 위악자의 거짓말 콜라보레이션이 지켜보는 독자 가슴 찢어지게 만드네요 커흑ㅠㅠㅠ 통수 맞고 시작하긴 하지만 일단 그래도 이 악마놈이 전생에서 망한 복수 현생에서 잘해보라고 회귀시.. 2019. 7. 2.
감상/ 그 기사가 레이디로 사는 법 그 기사가 레이디로 사는 법 / 성혜림★★★★결국 새는 알을 깨고 나왔다 “어두운 밤과 같던 자신들의 인생에길잡이별이 생긴 것 같았다.” 제목만 보고 오 이거 레이디에 빙의해서 로맨스 알콩달콩하는 이야기인 건가요 하는 분들은 일단 작가님 전작부터 보고 옵시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진짜 큰 상처 입을 수도 있음ㅋㅋㅋㅋ 그도 그럴 것이 이건 '우화'다. 화나다 못해 지치는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어 풍자하고 있는 이 작품은, '에스텔'이라는 별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지난 날의 과오를 깨닫고, 후회하며, 기득권에 맞서 싸우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는 일종의 성장물에 가까움. 물론 그렇다고 로맨스가 부족하다는 건 아닙니다. 달달했다가 진창에 처박혔다가 아주 냉탕 온탕 번갈아 담그는 바람에 멘탈이 박살나서 .. 2019. 4. 10.
감상/ 비정규직 황후 비정규직 황후 / 한민트★★★★도피를 한 곳에서 다시 맞닥뜨린 현실이 아파도 너무 아프다 “잊어버리지 마렴.여자는 항상 남자보다두 배로 냉철하고 논리적이어야 한단다.그래야 남자가 말하는 것의 절반이라도진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거든.” 제목과 표지와 작품소개가 삼위일체를 이루어 이것은 가벼운 남장여자 황궁로맨스물이랍니다 데헷-☆하고 있지만 그딴 거 다 거짓부렁입니다 이런 로판의 탈을 쓴 현실 르포 다큐멘터리 난 처음 봤음. 결말부로 갈수록 소름끼치게 계획적으로 잘 쓰인 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현실도피하고 힐링하려고 읽었다가 도리어 상처만 두배로 후벼파이게 만든 소설이라.. 이 훌륭한 작품에 별점 만점을 줄 수가 없다. 나는... 이런 리얼리즘을... 원한 게 아니었어.....ㅋㅋㅋㅋ 출세욕도 명예욕.. 2018. 8. 24.
감상/ 교룡의 주인 교룡의 주인 / 은소로 ★★★★ 모든 비극은 무지로부터 비롯된다 “ 당신의 부재를, 견뎌 낼 자신이 없습니다. ” 가슴이 조여올 정도로 아프고 먹먹하게 시작해서, 초조했다가, 분노했다가, 안도했다가, 종장에는 따스하게 끝나는 작품. 대부분 ‘서양풍’인 로판 웹소설들과 달리 이 작품은 동양풍 로맨스 판타지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극 정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먹먹한 아련함이 있다. ‘사랑한다'와 ‘연모한다'는 느낌이 다르니까. 날 때부터 제물로 길러진 여주, 그런 여주의 이무기(=교룡)가 된 남주, 제물로 바쳐지는 순간 죽음뿐이므로 그로부터 도망치는 두 사람! 이라는 구조. 작품 대부분이 이 ‘도망치며’ 일어나는 일들에 관한 것인데, 정말 보는 내내 두 사람 잡힐까봐 초조해서 손에 땀을 쥔다, 멘탈 너.. 2018.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