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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BL

감상/ 언더독 커넥션

by 뀽' 2021. 7. 13.

언더독 커넥션  /  TP

★★★★☆

앙큼상큼짜릿한 로코 최고야 

 

환장하겠네. 비싼 거 사달라고요!

푸아그라 같은 거!

 

찾았다 내 사랑♬ 내가 찾던 로코♪♩ 아 이게 얼마 만에 만난 내 취향저격 로코인지8ㅁ8!!! (감격)(눈물) 대략 반년만입니다 능글맞고 어른스러운 공과 발칙하고 사랑스러운 수의 골 때리는 티키타카가 귀엽고, 웃기고, 사랑스럽고, 거기다 애틋하기까지. 주고받는 거 확실한 계약연애로 시작해 서로 죽고 못 사는 찐사랑으로 발전하는 이 ‘고전 양식’을 이토록 위트 있게 다룬 작가님께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짞.

 

“내 아들과 헤어지게”라는 말과 함께 주시는 두툼한 돈 봉투 감사히 받고 룰루랄라 이별하기 전문인 지은재(27)씨. 돈 많고 부모님께 의존적인 파파마마보이들 골라 사귀는, 소위 말하는 ‘꽃뱀’ 생활을 영위하고 계시던 은재 앞에 어느 날 “5억 줄 테니 나랑 3개월 연애하자”는 미친 미남자(차해성, 34세)가 나타난다. 무슨 감사한 개소리인가 했더니 글쎄 이놈이 갑자기 은재의 엉망진창 최악의 첫연애 상대였던 구남친 이름을 꺼내네? 심지어 자신이 그 구남친의 이복동생이며, 형과 아버지에게 엿을 날리려고 하니 협조 좀 해달란다. 크으 존맛 막장!

 

이거 재벌가 고래 싸움에 잘못 끼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거절하기엔 너무 많은 돈이었다……ㅋㅋㅋㅋ 선금으로 2억부터쏘고 보는(+품위유지비 별도 지급) 이 미친 물주와 그렇게 3개월 시한부 연애를 시작한 은재. 그런데 당연히 갑처럼 굴 줄 알았던 이 남자가 은재의 상상보다 훨씬 상식적이고 다정하다? 은재가 지난 남자똥차 데이터에 의거해 산출해 내는 예상반응으로부터 늘 빗나가는 차해성. 그렇다고 노잼조신다정인 건 아닙니다. 7살 연상의 으른미가 넘치는 이 남자는 말빨로 어디 가서 지지 않는 은재보다도 한 수 위에 있다ㅋㅋ

 

작가님 전작 읽어 본 독자는 알겠지만, 작가님 특기인 공수의 만담 티키타카가 그야말로 완숙했다는 느낌. 둘 다 말빨이 개쎄요ㅋㅋ 근데 이게 애기 고양이가 머리 굴리며 이리저리 재보는 걸 어른스런 집사가 능글능글 받아치는 느낌이라, 피곤하게 기싸움 하는 그런 분위기는 아님. 점심으로 순대국밥 어떠냐고 놀리니까 본인이 아는 가장 비싼 음식─푸아그라─ 사달라고 패악 떠는 은재 너무 귀여워서 차해성과 함께 웃음 참느라 부들부들 떨었습니닼ㅋㅋㅋ 거기다 이 여유로운 연상남이 가끔 (은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혼자 유효타 먹고 멈칫 두근 당황하는데 그게 또 을매나 맛있게요 흐흫

 

익숙해서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플롯이 개흥미진진하고 설레는 건 이렇듯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유쾌한 티키타카와, 거기에 두 사람의 과거사를 시기적절하게 삽입하는 작가님의 강약조절 덕분인 듯. 멀쩡히 명문대 졸업한 은재가 왜 취직은 안 하고 꽃뱀 노릇이나 하고 있는지, 차해성은 왜 이복형과 아버지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는 건지, 과거 이야기가 하나하나 풀리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몰입하게 된다. 

 

캐릭터와 대사들이 강렬하고 톡톡 튄다면, 그 기저에 깔려 있는 심리 요인이나 전반적인 배경에 대한 서술은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점도 좋았다. 이게 판타지가 아닌 현대물이다 보니 어느 정도는 이 지긋지긋한 현실과 색조를 맞춰야 이입이 쉬운데, 정상가족에 집착하는 가장, 아픈 형제가 있는 가정에서 소외 당하는 아이, 단톡방에 애인 사진 돌리며 낄낄대는 남자들, 은재 애인 중 해성 제외 모두 거기가 작다는 것 등, 정말 21세기 대한민국 맞구요……. 할리킹 소재를 다루면서도 지나친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도록 독자들의 발을 현실에 꼭 붙들어 매는 작가님의 스킬을 사랑합니다ㅋㅋ

 

거의 반년 간 애증피폐물과 추리스릴러로 범벅된 시간을 보냈다 보니(그게 내 취향이라서 어쩔 수 없긴 하지만.. 8ㅁ8) 간만에 섭취한 로코로코 당분이 진짜 이렇게 달 수가 없다ㅋㅋㅋㅋ 아 이 맛에 로코 보지, 암. 언제 읽어도 피곤과 우울을 저 멀리 날려줄, 설레고 기분 좋은 작품이다. 비정한 현실에 치일 때마다 재독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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